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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좀 깍아 주세요...(21)

Views : 1,493 2014-10-24 12:51
자유게시판 1270002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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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14-10-24 오후 12.22.33.png

암 병동 간호사로 야간 근무할 때였다.
새벽 다섯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그런데 대답이 없었다.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 입원 중인 환자였다.

"무슨 일 있으세요?"

놀란 마음에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를 내밀며 말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깍아줘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깍아 달라니, 맥이 풀렸다.
옆에선 그의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런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깍아줘요."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어 사과를 깍았다.
그는 내가 사과 깍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이번에는 먹기 좋게 잘라 달라고 했다.
나는 귀찬은 표정으로 사과를 반으로 '뚝' 잘랐다.

그러자 예쁘게 잘라 달란다.
할 일도 많은데 별나게 요구하는 환자가 못마땅해 
못들은 척 사과를 대충 잘라 주었다.

나는 사과 모양새를 여전히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그를 뒤로하고..
서둘러 병실을 나왔다.


며칠뒤, 그는 상태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
삼일장을 치른 그의 아내가 수척한 모습으로 나를 가만히 찾아왔다.


"사실 새벽에 사과깍아 주셨을때 저 께어 있었어요.
 그 날 아침, 남편이 결혼기념일 선물 이라면서 깍은 사과를 내밀더라고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는데..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 깍아 줄수가 없었어요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마음을 꼭 지켜 주고 싶어서요..

그래서 간호사님 바쁜 거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정말 정말 고마워요."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나는 그 새벽, 가슴아픈 사랑 앞에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었던가...

한 평 남짓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였던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고된 삶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그녀가 눈물 흘리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며 말했다.

남편이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나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그것으로도 중분 했노라고....

이번 주말은 소소한 행복을 느껴 보시는건 어떠세요? 적어도 겨울 난방비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요.



질의 중... 30초 정도 걸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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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쪽지 보내기] 2014-10-24 12:55 No. 1270002296
37 포인트 획득. 축하!
소소한 일상을 잊어 버리지는 않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네요
푸른꿈 [쪽지 보내기] 2014-10-25 19:00 No. 1270004386
44 포인트 획득. 축하!
@ 제니퍼 님에게...좋은 주말 되세요.^^
이거몇글자까지되나요 [쪽지 보내기] 2014-10-24 13:03 No. 1270002307
94 포인트 획득. 축하!
깨어있었으면 자기가 사과 알아서 깎아 먹어야지 새벽에 잠도 못자고 야근하면서 환자들 돌보느라 바쁜 간호사를 그래 불러다가 사과깎으라고 했더냐간호사는 또 그게 마냥 다른환자들한테 폐끼칠까봐 잠도 못자고 피곤해 죽어가는 간호사가 와가지고 기껏 사과 깎아주고 또 잘라줬더니 먹기좋게 잘라달란다.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언제부터 대한민국 의료계 간호사들이 무슨 하인들 마냥 오라면 오고 가라면가고 까라면 까는 신세가 되었나?아니면 이것은 대한민국 고유의 과도한 노인공경이나 장유유서같은 개념에 비롯된 노인들의 인권강화인가?
푸른꿈 [쪽지 보내기] 2014-10-25 19:01 No. 1270004388
80 포인트 획득. 축하!
@ 이거몇글자까지되나요 님에게...ㅎㅎㅎ 잠깐 허리띠 풀고 심호흡 하심이 어떨런지요. 좋은 주말 되세요.
minwooph [쪽지 보내기] 2014-10-24 13:19 No. 1270002323
1 포인트 획득. ... 쉬엄 쉬엄~
잔잔한 글 잘보고 감니다..
푸른꿈 [쪽지 보내기] 2014-10-25 19:03 No. 1270004389
66 포인트 획득. 축하!
@ minwooph 님에게... 감동받으셨는데.. 포인트 1점이 눈에 너무띄네요. 운영자님 1점은 너무한데요. 좋은주말 되세요.^^
minwooph [쪽지 보내기] 2014-10-26 08:26 No. 1270004886
33 포인트 획득. 축하!
@ 푸른꿈 님에게...감사함니다..일점이면 어떻고 설사 포인트 없으면 어떻읍니까?그냥 좋아서 오는건데요..좋은하루 되십시요..
사안스타 [쪽지 보내기] 2014-10-24 13:36 No. 1270002363
2 포인트 획득. ... 쉬엄 쉬엄~
ㅠㅠㅠㅠㅉ찡하네요....
푸른꿈 [쪽지 보내기] 2014-10-25 19:03 No. 1270004390
86 포인트 획득. 축하!
@ 사안스타 님에게... 네 정말..
프레씨유 [쪽지 보내기] 2014-10-24 14:02 No. 1270002428
7 포인트 획득. ... 힘내세요!
눈물이 핑..
프레씨유
파사이
푸른꿈 [쪽지 보내기] 2014-10-25 19:04 No. 1270004391
7 포인트 획득. ... 힘내세요!
@ 프레씨유 님에게... 내 일도 아닌데, 감정이 이입 된다는게 참 신기하죠. 좋은 주말 되세요.^^
시원소주 [쪽지 보내기] 2014-10-24 14:05 No. 1270002430
50 포인트 획득. 축하!
가슴아픈 사랑앞에서의 무심함...가슴 아프네요
푸른꿈 [쪽지 보내기] 2014-10-25 19:05 No. 1270004394
7 포인트 획득. ... 힘내세요!
@ 시원소주 님에게... 가슴 아프고도 따뜻한 이야기 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theMoon [쪽지 보내기] 2014-10-24 14:12 No. 1270002446
57 포인트 획득. 축하!
죽음 은 항상 우리로 하여금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죠. 슬프면서도 죽도록 아름다운 단어, 죽음. 
석궁 [쪽지 보내기] 2014-10-24 15:01 No. 1270002523
52 포인트 획득. 축하!
감동적인 글이네요.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마지막까지...
lns1145 [쪽지 보내기] 2014-10-24 15:24 No. 1270002567
가슴이 찡한 이야기네요.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선물이란게...사과 한알 이지만 그 마음이 전해져 오네요.
시지프 [쪽지 보내기] 2014-10-24 15:38 No. 1270002578
52 포인트 획득. 축하!
정말 행복이란 소소한 것에 있는것 같아요,,,모두들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세요^^
위대한너구리 [쪽지 보내기] 2014-10-24 16:46 No. 1270002692
52 포인트 획득. 축하!
감동이 밀려오네요더불어 사는 세상임을 잊고 살았던 내자신이 부끄럽네요
글로벌폰 [쪽지 보내기] 2014-10-24 19:42 No. 1270002958
76 포인트 획득. 축하!
ㅠㅠ 아 정말 눈물나서 혼났네요. 감동입니다. 사실 저 간호사님만 그런게 아니라 그런 모습이 우리네 모습 같아 부끄럽네요.  감사합니다.
글로벌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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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류 [쪽지 보내기] 2014-10-25 11:11 No. 127000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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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세상사가 지나고 나면 후회되는 일이 생기나 봅니다.
부모님께 살아계실때 잘하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잘해도 후회할 일이 있을텐데..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장군의아덜 [쪽지 보내기] 2014-10-27 21:14 No. 1270008206
33 포인트 획득. 축하!
어느 분에게는 이 글이 사소하게 느껴지고 간호사 등등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대부분의 분들은 소소한 감동을 받으실 수 있져...자고 소소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작은 것에 감동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사람이라고 생각 합니다.개인 생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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